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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링크플레이션과 스킴플레이션: 교묘해진 마트의 상술 읽는 법

by twentypercent 2026.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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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봉지를 뜯었는데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덤으로 왔다"는 농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은 농담으로 웃어넘기기엔 상황이 꽤 심각합니다. 가격표는 그대로인데 내용물이 슬쩍 줄어들어 있거나, 단골 식당의 음식 맛이 미묘하게 변한 경험 있으시죠?

이것은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닙니다. 인플레이션의 파도를 넘기 위해 기업들이 고안해낸 아주 '교묘한 전략' 때문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마트 선반 앞에서 당하지 않기 위해 꼭 알아야 할 두 가지 경제 용어, 슈링크플레이션스킴플레이션의 정체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1. 가격은 그대로, 양만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줄어들다(Shrink)'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슈링크플레이션은 기업이 가격을 올리는 대신 제품의 용량을 줄여 실질적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노리는 수법입니다. 소비자들은 보통 가격표의 숫자에는 민감하지만, 봉지 하단에 적힌 'g(그람)' 수치에는 둔감하다는 점을 노린 것이죠.

예를 들어, 200g에 3,000원하던 과자가 어느 날 갑자기 180g이 되었습니다. 가격은 여전히 3,000원이니 소비자는 물가가 올랐다는 체감을 즉각적으로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10%의 가격 인상이 일어난 셈입니다. 최근에는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만두, 치즈, 심지어는 비누나 세제 같은 생필품 전반으로 이 현상이 퍼지고 있습니다.

2. 보이지 않는 곳에서 품질을 깎는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

슈링크플레이션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스킴플레이션입니다. '인색하게 아끼다(Skimp)'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양은 유지하되 서비스의 질을 낮추거나 값싼 원재료로 대체하는 것을 말합니다.

오렌지 주스에 오렌지 함량을 줄이고 첨가물을 늘리거나, 호텔 조식 메뉴에서 비싼 베이컨을 싼 소시지로 바꾸는 식입니다. 식당에서 서빙 직원을 없애고 키오스크와 '셀프 서비스'를 강제하는 것도 광범위한 의미의 스킴플레이션에 해당합니다. 이것은 소비자가 눈치채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맛이 조금 변했나 싶어도 "내 입맛이 변했나?" 하고 넘어가기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3. 교묘한 상술로부터 내 쇼핑 카트를 지키는 법

기업들의 이런 전략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소비자의 지갑에는 치명적입니다. 우리가 마트에서 '호갱'이 되지 않으려면 쇼핑 습관을 조금 바꿔야 합니다.

  • 단위 가격 표시제를 확인하세요: 가격표의 큰 숫자(판매가) 대신, 그 옆에 작게 적힌 '100g당 가격' 혹은 '10ml당 가격'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이것이 제품의 실제 가성비를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척도입니다.
  • 성분표를 훑어보는 '눈'을 키우세요: 평소 즐겨 먹던 제품의 뒷면 성분표를 가끔 확인해 보세요. 어느 날 갑자기 들어보지 못한 저렴한 대체 원료가 앞부분에 배치되어 있다면, 그것은 스킴플레이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 PB(자체 브랜드) 상품과의 비교: 대형 마트의 PB 상품은 광고비와 유통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합니다. 브랜드 제품이 교묘하게 양을 줄일 때, 정직하게 양을 유지하는 PB 상품이 오히려 경제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4. 똑똑한 소비자가 시장을 바꿉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기에 물가 상승기에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합니다. 하지만 이를 숨기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방식은 분명 문제가 있죠. 우리가 단위 가격을 따지고, 변화된 용량에 목소리를 낼 때 기업들도 더 투명하게 가격 정책을 펼치게 될 것입니다. 경제 문해력은 결국 마트 계산대에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핵심 요약

  • 슈링크플레이션은 가격은 유지한 채 용량을 줄여 소비자 몰래 가격을 올리는 전략입니다.
  • 스킴플레이션은 원재료 변경이나 서비스 축소를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품질을 낮추는 행위입니다.
  •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판매가가 아닌 '단위당 가격(100g당 가격 등)'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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